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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구가 중요합니다

10년 가까이 구독하던 JetBrains All Products Pack을 해지하고 완전한 CLI 환경으로 돌아왔습니다. Cursor와 Claude Code가 바꿔놓은 개발 방식, 그리고 IDE를 포기하고 완전한 CLI 환경으로 회귀하면서 그 곁을 채운 CLI 도구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Tools Matter!

30년 넘게 코딩을 해오면서 제가 가장 중요하게 여겨온 건 늘 ‘도구’였습니다. 좋은 도구는 좋은 습관을 만들고, 좋은 습관은 높은 생산성으로, 결국 좋은 품질의 코드로 이어진다고 믿었거든요.

저는 ‘언어’ 또한 도구의 연장선으로 봅니다. 각 언어는 고유한 생태계와 문화를 지니고 있고 특정 언어를 택한다는 것은 곧 그 문화와 생태계에 참여한다는 뜻이기도 하죠. 언어의 선택 또한 도구와 다르지 않아서 문화와 생태계가 곧 습관과 생산성으로 이어집니다. 그런 면에서 C++의 영향력은 여전히 절대적이라고 생각하고요.

언제나 도구만큼은 비용에 상관없이 가장 좋은 것을 택했습니다. 아무리 비싸도 IDE는 항상 최고의 제품을 골랐죠. JetBrains All Products Pack을 10년 가까이 구독한 것도 그래서였습니다. 그 사이 회사를 두 번이나 옮겼지만, 옮긴 회사마다 매번 비용을 청구해가며 썼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런데 올해 4월, 10년을 이어오던 JetBrains All Products Pack 구독을 결국 해지했습니다. 사실 작년부터 이미 망설이던 참이었어요.

Cursor 때문이었죠.

IDE, Cursor, Claude Code

저는 Visual Studio Code조차 잘 쓰지 않던 사람입니다. 항상 IDE였죠. 느리고 무겁지만 그래도 코딩을 할 때면 언제나 IDE부터 찾았습니다. CLion, PyCharm, GoLand는 제가 가장 사랑하는 JetBrains의 제품이었고요.

그런데 작년부터는 Cursor를 실행하는 횟수가 부쩍 늘었습니다. LLM을 활용한 자동완성은 정말 놀라웠죠. 대충 주석 하나 달아놓고 탭 키를 누르면 원하는 코드가 마법같이 생성됐습니다. IDE도 아닌 것이 IDE보다 그 언어를 더 잘 이해하고 있었어요. IDE의 규칙 기반 자동완성으로는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Cursor에 비하면 IDE의 자동완성은 바보처럼 느껴질 정도였죠.

연말 즈음부터 쓰기 시작한 Claude Code는 결정타였습니다. IDE만 고집하던 제가 어느새 터미널에서 CLI로만 작업하는 모습을 발견하고는 문득 놀라곤 했죠. Vim조차 불편해서 잘 쓰지 않았는데 Claude Code 덕분에 CLI에 딱 붙어 있게 됐습니다. 마침 제 작업 대부분이 GPU 관련이라 늘 서버에 접속해야 했는데 로컬에 어렵게 IDE를 구동할 필요 없이 그냥 서버에서 Claude Code를 바로 실행하면 그만이었습니다. 그렇게 하루 종일 CLI 환경에 눌러앉게 됐고, 지금은 컴퓨터 사용 시간의 90% 정도를 SSH에 접속한 채 보내고 있죠.

CLI Productivity

그러다 보니 이제 모든 도구를 CLI 기반으로 쓰게 됐습니다. 중심에는 당연히 Claude Code가 있고요. IDE는 포기했지만 좋은 에디터는 여전히 필요하기에 Vim 대신 Helix를 씁니다. 복잡한 플러그인 없이 바로 사용 가능한 매력, ‘선택→행동’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은 그간 Vim에서 느꼈던 불편함을 말끔히 해소해줬어요.

Git의 diff는 기본 도구를 그대로 쓰되, delta를 얹어 마치 GitHub에서 보는 것처럼 시각화해서 사용 중입니다. 최준건님의 역작 fzf도 당연히 빼놓을 수 없죠. 아마 우리나라 오픈소스 중 전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할 텐데, CTRL+R에 매핑해 히스토리를 빠르게 검색하는 데 쓰고 있죠. zoxide와 연결해 CLI 특유의 불편한 디렉토리 브라우징도 스마트하게 극복했습니다.

GitHub CLI도 많이 사용합니다. Git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최고의 CLI 도구죠. 물론 가장 자주 사용하는 건 $ gh auth switch 같은 GitHub 사용자 전환인데 ga로 매핑해뒀고, $ git log --oneline --graph --all -10같은 Git 로그 조회도 gl 단축키로 매핑해서 사용 중이죠. 요즘은 API 키처럼 보관해야 할 인증 정보가 많은데 이런 환경설정과 alias는 모두 .profile에 등록해 한 곳에서 관리합니다. export DNAROUTER_API_KEY=xxx 같은 식으로 등록해두고 주기적으로 갱신하면서 쓰죠. API 키는 주로 30일 단위로 갱신하면서 사용 중인데, 매번 갱신하는 건 번거롭지만 대신 한 곳에 통합 관리하고 있습니다.

윈도우, 맥, 리눅스를 모두 쓰지만 통합 환경은 리눅스 한 곳에서만 관리하고 나머지 운영체제는 모두 그쪽으로 접속하는 방식으로 씁니다. 여기서 리눅스는 native는 아니고 윈도우 11의 WSL2를 이용하고 있죠. 개인적으로 WSL2 덕분에 이제 윈도우의 터미널 환경은 맥을 한참 앞서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터미널은 대개 기본 터미널을 그대로 쓰는데 데몬처럼 백그라운드 프로세스가 필요할 때는 screen을, 이외에 여러 작업을 동시에 오래 돌려야 할 때는 tmux를 씁니다. 접속은 윈도우에서는 Windows Terminal, 맥에서는 iTerm2를 이용하고요.

이렇게 저는 IDE를 포기하고 완전한 CLI 환경으로 회귀했습니다.

1980년대에 처음 컴퓨터를 접했던 그 시절과 같은 환경으로 돌아온 셈인데 그때와는 또 전혀 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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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25 초안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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